2023 프리즈 서울에서 만나는 아트 오브 네이처
자연의 형태와 자연환경에 대한 반응은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의 시작점이자 핵심이다.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과 우디 드 오셀로(Woody de Othello)를 비롯해 프리즈 서울에 참여한 작가들이 아트페어에 구현한 장엄한 우주를 살펴보자.
자연의 형태와 자연환경에 대한 반응은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의 시작점이자 핵심이다.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과 우디 드 오셀로(Woody de Othello)를 비롯해 프리즈 서울에 참여한 작가들이 아트페어에 구현한 장엄한 우주를 살펴보자.
기후 위기가 모두의 화두로 떠올랐다. 프리즈 서울 2023에서 선보이는 전 세계 예술가들이 주목한 주제 또한 자연이다. 자연을 묘사하고, 자연물을 재료로 작업하고, 자연과 인간의 (좋기도 나쁘기도 한) 관계를 고찰한다. 자연이라는 주제는 작품의 접근 방식, 장르와 매체를 가리지 않고 드러난다. 과거 작품에도 동시대 미술에도 나타난다. 여기, 이러한 특징을 담은 작품을 선별하여 소개한다. 프리즈 서울의 ‘자연(주제작)선택’이다.
Jessica Silverman은 우디 드 오셀로의 회화와 도자기 조각상으로 구성된 몰입형 설치 작품을 단독 부스로 꾸렸다. 1991년 마이애미의 아이티 출신가정에서 태어난 오셀로는 미국 전역의 미술관이 탁월한 도예가로 인정한 유명 작가이지만 아시아에서의 단독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밝은 주황색 벽과 적갈색 카펫으로 꾸민 이 설치 작품은 가정적이면서도 의인화된 초현실적인 세계를 탐험하게 한다. 식물, 시계, 외부 세계로 향하는 창문으로 가득한 네 점의 신작 회화에는 자연광과 인공광을 교차시켜 지적, 감정 상태의 변화를 암시한다. 부스 중앙에는 수작업으로 조각한 나무 받침대 위에 도자기 조각상이 독립적으로 전시되어 있다. 목공예는 작가의 첫 시도지만, 이 작품은 그의 점토 작품만큼이나 직관적이다. 벽에 걸린 도자기 시계들이 보여주듯, 오셀로의 전시는 서로 다른 시대, 문화적 관점, 예술 매체를 넘나들며 시간과 소통한다.
Lawrie Shabibi (포커스(Focus))가 준비한 함라 압바스(Hamra Abbas) 단독 부스에서는 대규모 연작 <<Mountain>>의 신작을 비롯한 그의 최신작품을 만날 수 있다. 수년 동안 압바스는 (피에트라 두라 기법으로 알려진) 대리석 상감 방식을 실험하면서 이 전통 공예법에서 역사적 의미를 넘어선 새로운 미적 형태를 끌어냈다. 무굴제국 건축 양식과 정원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들의 목가적 이미지는 낙원과 완벽함, 불멸과 필멸을 상징한다. 이는 인간과 자연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지상 유토피아의 전형을 보여준다. 압바스는 건축과 자연의 상호 작용 속에서 자연 이미지가 지닌 상징적 중요성을 찾아낸다.
Yutaka Kikutake Gallery(포커스)는 모리 유코(Yuko Mohri)의 개인전을 준비했다. 설치 및 조소 예술에 대한 작가의 접근 방식을 보여주는 이 전시에서 모리는 빛과 온도 등 다양한 환경 조건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상을 조명한다. <I/O>와 신작 <Decomposition>을 비롯한 공간 특수-맞춤형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Decomposition>에서는 전시 공간에 설치된 과일 속 수분의 변동 저항을 이용하여 신시사이저가 불안정한 화음을 구성해 낸다. 시간이 흐르며 과일이 말라가면 저항이 증가하고 음정이 높아지게 된다. 모리가 만들어 낸 사운드 이미지는 정물화의 전통을 살짝 비틀어 '고요함'과 '생동감'의 관계를 질문하며, 무생물처럼 보이는 것에도 생명이 풍성함을 보여준다.
학고재(프리즈 마스터스(Frieze Masters))는 여러 세대의 작가들을 아우르는 단체전을 선보인다. 그중 류경채(1920~1995)는 평생 다양한 형태의 자연현상을 탐구했던 화가이다. 날씨와 공기가 불러일으키는 정서를 서정적 추상 화풍으로 그려냈으며, 후기에 이르러 캔버스 위에 빛을 시각적으로 담아내는 데 집중하면서 그의 작품 세계는 더욱 간결해졌다.
SCAI THE BATHHOUSE의 전시에서는 나와 코헤이(Kohei Nawa)의 비디오 설치 작품 <<Tornscape>>(2019-)를 만날 수 있다.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유체들이 뒤틀리고 뒤엉키는 가상의 풍경이 벽 전체를 뒤덮는다. 이는 풍속, 입자의 질량 및 마찰 계수 등의 요소를 통합하는 디지털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뤄진다. 이 시뮬레이션은 고유한 알고리즘에 의해 생성되기 때문에 한번 생성된 패턴은 절대 반복되는 법이 없다. 최첨단 기술을 사용하고 있지만 정작 작품의 주요 모티브는 800년 전 교토를 덮쳤던 재난과 전염병을 묘사한 가모노 초메이(Kamo no Chomei)(1155-1216)의 수필 『 호조키(내 오두막의 이야기) 』에서 가져왔다.
가나아트센터(프리즈 마스터스)는 한국과 일본의 유명 작가 5명의 작품을 엄선한 기획전 “삶의 흔적”을 선보인다. 드로잉,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작가들의 초기작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작품들은 생명과 자연의 근원적 에너지라는 주제로 연결된다. 이 기획전에 참여하는 심문섭 작가는 유기적 재료를 사용한 조소 작품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탐구한다.
PKM 갤러리는 한국 미술 발전을 선도한 화가 3인의 명작과 함께 현대 작가 5인의 작품을 선보인다. 원색을 사용해 한국의 생동감 넘치는 계절과 자연 풍경을 담아낸 유영국(1916~2002)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는 올라퍼 엘리아슨의 작품과도 공명한다. 엘리아슨의 작품은 정다면체를 중첩시켜 자연 형태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지적 사각지대를 인지하게끔 한다.
갤러리현대(프리즈 마스터스)는 이성자(1918-2009)의 개인전을 준비했다. 한국과 프랑스에서는 익히 알려졌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다. 열정적이고 실험적이며 결단력이 강했던 이성자는 화가로 활동하기 위해 1951년 한국을 떠나 파리로 향했다. 파리에서 모더니즘을 경험한 그녀는 시간과 국경을 초월한 기하학적 기호와 상징으로 이루어진 자신만의 서정적 추상 언어를 추구했다. 그녀의 작품은 세계, 우주, 삶에 대한 시적이고 음악적인 비전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갤러리현대는 이성자를 "가장 밑바닥인 땅에서부터 시작하여 꾸준히 성장해 우주를 아우르게 된 작가”라고 소개하고 있다.
프리즈 서울
프리즈 서울이 2023년 9월 6일부터 9일까지 코엑스로 돌아옵니다.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120여 개 유수 갤러리가 선보이는 최고의 예술 작품을 만나보세요. 서울의 중심 강남에서 열리는 프리즈 서울은 한국을 대표하는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Kiaf SEOUL)과 동시 개최됩니다.
멤버십에 가입하여 VIP 액세스, 멀티데이 입장, 특별 도슨트 투어 등 다양한 혜택을 즐겨보세요.
추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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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이미지: 올라퍼 엘리아슨, <Your polyamorous sphere>, 2022, 채색 유리 (노란색, 파란색), 채색 효과 필터 유리 (녹색), 스테인리스 스틸, 채색 (검은색), LED 조명, 알루미늄, ⌀ 120cm. 작가 및 PKM 갤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