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큐브의 양진희 디렉터가 말하는 서울

세계적인 갤러리 화이트 큐브의 서울 지점을 총괄하는 양진희 디렉터는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는 서울의 특별한 매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in Frieze Seoul , Interviews | 19 JUL 24

1993년 런던에서 설립된 화이트 큐브는 개관 30주년을 맞아 2023년 9월, 서울 강남구에 새로운 지점을 열었다. 화이트 큐브 서울은 갤러리를 대표하는 해외 작가들의 작품을 국내에서 선보이는 동시에, 서울의 끊임없이 변모하고 성장하는 예술계와 미술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화이트 큐브 서울의 양진희 디렉터는 최근 서울에서 목격한 변화들과 프리즈 서울 2024의 출품 예정작들, 그리고 젓가락 선물이 인상적인 레스토랑 '솔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Jini Yang. Courtesy: White Cube
양진희. 제공: 화이트 큐브

화이트 큐브 서울이 위치한 지역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화이트 큐브는 강남구 중심지인 신사동 도산공원 인근에 자리해 있습니다. 강남과 강북 지역에 서울의 많은 미술관과 갤러리가 밀집되어 있으며, 도산공원은 한국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을 기리는 역사적인 추모 공원입니다. 이처럼 갤러리가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지역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접근성이 좋습니다.

Dosan Park, Seoul. Photo: Daderot, via Wikimedia Commons
서울 도산공원. 촬영: Daderot

화이트 큐브는 호림박물관과 한 건물 안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호림박물관은 한국 문화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목표로 다양한 한국 문화 유산을 소장하고 있으며, 화이트 큐브는 세계적인 동시대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위치적 특징이 서울의 모습과 닮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서울은 언제나 로컬과 글로벌,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신사동 일대와 서울 전반에서 어떤 변화들을 목격하셨나요? 

신사동과 청담동은 쇼핑과 맛집으로 유명한 동네입니다. 팬데믹 이후로는 소비자들이 더 다양해졌고요. 특히 요즘 MZ 세대가 많이 유입되면서 화이트 큐브를 방문하는 관람객층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화이트 큐브 서울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요? 

‘현대적인 것을 역사적인 것으로, 역사적인 것을 현대적인 것으로’라는 화이트 큐브의 창립 정신을 지금까지 변함없이 지켜오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 지점에서 큰 주목을 받은 마르게리트 위모(Marguerite Humeau), 가브리엘 오로스코(Gabriel Orozco)와 같은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주도하는 작가들에 중점을 두는 한편, 미술사적 의미가 깊은 작품들을 현재로 이끄는 노력도 이어오고 있습니다.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아시아 최초로 개최한 브라질 신구체주의(neo-concrete) 운동을 대표하는 리지아 파페(Lygia Pape) 작가의 전시가 그 사례입니다. 

Marguerite Humeau 'DUST', White Cube Seoul 7 June – 17 August 2024 © Marguerite Humeau. Photo © White Cube (Jeon Byung Cheol)
마르게리트 위모(Marguerite Humeau), 《DUST》 전시 전경, 화이트 큐브 서울, 2024. © Marguerite Humeau. 사진: White Cube, 촬영: 전병철

올해 화이트 큐브가 프리즈 서울에서 선보일 작품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화이트 큐브가 대표하는 새로운 소속 작가들 중 아시아에서 전시 이력이 없는 작가들 린 드렉슬러(Lynne Drexler), 하워디나 핀델(Howardena Pindell), 마리나 라인간츠(Marina Rheingantz)를 소개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할 수 있는 이름들이지만, 작가들의 작품이 지닌 아름다움과 정교함은 관객분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이라 믿습니다. 이와 더불어, 이미 세계적으로 저명한 작가들 트레이시 에민(Tracey Emin), 테아스터 게이츠(Theaster Gates), 타키스(Takis), 이사무 노구치(Isamu Noguchi), 가브리엘 오로즈코(Gabriel Orozco)의 주요 작품들도 함께 선보일 예정입니다. 

Main image: Christine Ay Tjoe, Tracey Emin, Berlinde de Bruyckere, Katharina Fritsch, Louise Giovanelli, Marguerite Humeau and Lee Jinju, ‘The Embodied Spirit’, White Cube Seoul, 5 September – 21 December 2023. © The artists. Photo: © White Cube/Theo Christelis
Christine Ay Tjoe, Tracey Emin, Berlinde de Bruyckere, Katharina Fritsch, Louise Giovanelli, Marguerite Humeau and Lee Jinju, ‘The Embodied Spirit’, White Cube Seoul, 5 September – 21 December 2023. © The artists. Photo: © White Cube/Theo Christelis

서울에서 특별히 좋아하시는 미술관이나 갤러리가 있으신가요? 

평소 즐겨 찾는 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MMCA), 리움미술관,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호암미술관, 송은 등이 있습니다. 

Philippe Parreno: VOICES exhibition view, 2024.  Photo Courtesy of the Artist, Leeum Museum of Art ⓒ Philippe Parreno. Photo: Cheolki Hong
필립 파레노(Philippe Parreno), 《보이스》 전시 전경, 2024. ⓒ Philippe Parreno. 제공: 작가 및 리움미술관, 촬영 홍철기

최근에 다녀온 전시는 무엇인가요?   

마지막으로 방문한 전시는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필립 파레노(Philippe Parreno)의 개인전 《보이스》였습니다. 수족관을 연상케 하는 전시 공간 곳곳을 떠다니는 물고기 풍선, 녹아내리는 눈사람, 눈으로 점점 뒤덮이는 피아노, 마치 누군가 말을 걸어오는 듯한 정적을 가르는 소음/목소리. 통상적인 예술 관념을 확장하는 전시였습니다. 

다른 도시들과 비교했을 때, (화이트 큐브 서울이 위치한 지역을 중심으로) 서울의 예술씬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들은 무엇인가요? 

한국 전통의 미(美)와 현대 미술, 기술과 혁신이 모두 조화롭게 융합된 특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Solbam, Seoul
솔밤, 서울.

갤러리 주변에 추천하실 만한 단골식당이 있나요? 

지인들에게 자주 추천하는 식당들이 몇 군데 있습니다. 건강한 지중해식 요리를 선호하신다면 포지티브 호텔 내 레스토랑을 추천드리고, 한국적인 맛을 가미한 양식을 즐기고 싶으시다면 ‘비놀로지’와 ‘오프닝(OPNNG)’을 추천드립니다. (두 곳 모두 훌륭한 와인 리스트를 자랑하기도 합니다.) 고요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마테르(Mater)’는 발효 요리에 중점을 둔 레스토랑입니다. 그리고 ‘솔밤’이라는 레스토랑에서는 맛과 향, 풍미가 정말 잘 어우러진 메뉴를 맛볼 수 있습니다. 식사 전에 마음에 드는 나무젓가락을 직접 골라 사용하고, 기념으로 가져갈 수 있는 점도 정말 매력적이고요!

갤러리 근처 바 추천도 부탁드립니다.  

요즘 제가 가장 즐겨 찾는 바는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걸어갈 수 있는 '제스트'라는 칵테일 바입니다. 분위기도 좋고,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며 맛있고 다양한 칵테일을 제공하는 곳입니다!

Zest, Seoul
제스트, 서울.

서울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서울은 매우 안전한 도시입니다. 조명과 CCTV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고, 대중교통은 밤늦게까지 운영되어 이동하기도 편리합니다.   

그렇다면 서울의 단점은 무엇인가요? 

공기가 좋지 않은 편입니다. 특히 3월부터 5월 사이에는 미세먼지가 더 심해서 걱정스럽습니다.

화이트 큐브 서울,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45길 6.

화이트 큐브 서울은 2024년 9월 4일부터 7일까지 코엑스에서 개최하는 프리즈 서울에 참가할 예정이다. 

추가 정보

프리즈 서울 티켓은 지금 바로 구매 가능하며, 프리즈 멤버십 가입을 통해 아트페어에 대한 특별 액세스, 멀티데이 입장, 멤버 전용 가이드 투어 등 다양한 혜택을 만나볼 수 있다.  

지금 구매하기

프리즈 뷰잉 룸(Frieze Viewing Room)은 아트페어 개최 일주일 전에 공개되며, 관람객들이 프리즈 서울을 온라인으로 선 관람하고 원격으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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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이미지: Christine Ay Tjoe, Tracey Emin, Berlinde de Bruyckere, Katharina Fritsch, Louise Giovanelli, Marguerite Humeau and Lee Jinju, ‘The Embodied Spirit’, White Cube Seoul, 5 September – 21 December 2023. © The artists. Photo: © White Cube/Theo Christe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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