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갤러리의 정승진 대표가 말하는 서울

지갤러리의 정승진 대표는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예술 공간과 기대되는 신진작가를 소개하며, ‘온라인에서 어떠한 정보도 찾을 수 없는’ 특별한 바를 추천한다.

in Frieze Seoul , Interviews | 27 AUG 24

지갤러리는 2013년 개관 이후, 동시대에 활동하는 역량 있는 국내외 젊은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기획전을 선보이며 한국의 대표적인 컨템퍼러리 갤러리로 자리매김했다. 2019년부터 매해 1명의 20~30대 신진 작가를 선정하여 개인전 개최 기회를 제공하는 ‘Great Exhibition’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신진 작가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중요한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지갤러리의 정승진 대표는 서울의 끊임없이 변모하는 예술 현장과 최고를 지향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고, 부대찌개 맛집을 추천한다.

Seungjin Chung
정승진 대표

지갤러리가 위치한 지역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지갤러리는 청담동에 위치해 있으며, 주변에 고급 브랜드 스토어와 백화점, 피부과, 미용실, 레스토랑을 찾아 볼 수 있어 접근성이 좋습니다. 그리고 송은, 호림박물관, 아뜰리에 에르메스, 루이비통 메종 서울, 하이트문화재단 등 여러 미술 기관들이 밀집한 지역으로 컬렉터들의 방문이 잦은 곳입니다. 실제로 다수의 컬렉터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청담동 일대와 서울 전반에서 어떤 변화들을 목격하셨나요? 

한때 청담동은 수많은 갤러리와 소규모 상점들이 밀집해 있던 지역이었지만, 지난 10년 동안 부동산 가격 상승과 함께 트렌드가 한남동 등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많은 상점들이 이전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청담동 상권은 소규모 상점들이 다시 등장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프리즈 서울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강남 코엑스에서 페어가 개최되면서, 화이트 큐브, 글래드스톤, 페로탕, 쾨닉 갤러리, 마시모데카를로 등 세계적인 갤러리들이 청담동에 지점을 설립하며 이러한 변화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G Gallery
지갤러리

지갤러리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요? 

서울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해외 작가들을 국내에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변화하는 시각과 사고를 조각적 실천과 관점을 통해 입체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저 역시 조각을 전공했기 때문에, 모든 예술 분야를 보다 입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올해 프리즈 서울에서 지갤러리는 황수연 작가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인데, 이에 대해 더 소개해 주실 수 있는 점이 있을까요? 

황수연 작가는 작품에서 조각의 구조적 원리를 활용해 재료를 변형시키고 신체를 투영합니다. 올해 프리즈 서울의 포커스 아시아(Focus Asia) 섹션에서 작가는 《종이몸》과 《더 무거운》, 두 연작을 선보이며 조각들 간의 시적 대조를 창출할 예정입니다. 크고 가벼운 종이 인물상들은 다이빙대 끝에 서 있는, 찰나의 긴장감을 표현하고 있으며, 단단하고 무거운 모래 조각들은 스스로의 무게와 형태를 견디며 묵직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이루어진 재료 연구를 바탕으로, 물질의 고유한 형태를 변형하고 작가 자신의 신체를 투영하여 시적이고 묵직한 인상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Hwang Sueyon, Heavier, 2021,sand, glue, copper foil, 35x35x35cm, Photo Lee Euirock, © Hwang Sueyon, Courtesy of the artist
황수연, 〈더 무거운〉, 2021. 모래, 본드, 구리박, 35 x 35 x 35 cm. © 황수연. 사진 제공: 작가. 촬영: 이의록

서울에서 특별히 좋아하시는 미술관이나 갤러리가 있으신가요? 

서울시립미술관 분관인 SeMA 벙커는 신진 예술가와 큐레이터들의 전시를 선보이는 공간이며, 독특한 건축적 매력을 간직한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이와 더불어, 웨스(WESS)라는 큐레이터 콜렉티브도 좋아합니다. 비록 물리적 전시 공간은 더 이상 운영하지 않지만, 서울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웨스의 다양한 기획은 항상 기대됩니다. 프라이머리 프랙티스에서는 언제나 기획 전시가 진행되고 있어 자주 방문하게 되고, 을지로 N/A에서는 국내 동시대 미술의 감각적인 젊은 감성을 접할 수 있어 좋아하는 공간입니다. 

최근에 다녀온 전시는 무엇인가요?  

몇 가지 전시가 떠오릅니다. 먼저 비영리 공간 씨알콜렉티브에서 개최된 한수지 작가의 개인전 《Eye See the World-Good After눈》이 있습니다. 다층적인 차원을 담아낸 비디오 작품들이 흥미로웠습니다. 이어서, 과거 교회 건물을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한 TINC에서 열린 최윤희 작가의 개인전 《Tuning In》에서는 대규모 회화 작품들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열린 마르그리트 위모(Marguerite Humeau)의 첫 아시아 개인전 《DUST》는 단연 훌룡했습니다.

Choi Yoonhee, Tuning In at TINC, Seoul. Courtesy of the artist and G Gallery Photo Lee Seungheon
최윤희, 《tuning in》, 2024. 전시 전경, TINC, Seoul. 제공: 작가 및 지갤러리. 사진: 이승헌

요즘 가장 기대되는 신진 작가는 누구인가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가는 프리즈 서울에서 지갤러리와 함께 할 황수연 작가입니다. 이미 한국 미술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훌륭한 경력을 쌓았기 때문에 신진 작가라는 표현은 적합하지 않지만, 앞으로 더욱 폭넓은 인정을 받기를 바라는 마음에 언급하고자 합니다. 곧 열릴 프리즈 서울 2024에서 그녀의 전시를 더욱 기대하고 있기도 하고요. 그리고 또다른 작가로는, 내년 지갤러리에서 소개할 송예환 작가가 있습니다. 송예환 작가는 코딩과 그래픽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작업을 통해 표준화된 웹 환경에 대한 비판적인 관점에서 출발하여, 사용자를 수동적으로 만드는 상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합니다.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중요한 의제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도시들과 비교했을 때, 서울의 예술씬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들은 무엇인가요?  

서울의 예술씬은 견고한 단체적 결속력과 뚜렷한 경계를 보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유연함도 있지만,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집단주의적 성향이 예술계에도 자연스럽게 반영됩니다. 그 결과, 서울의 미술계는 다양한 집단으로 나뉘며, 다른 도시들과 비교했을 때 경계가 상대적으로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이는 때로는 장벽이 될 수 있지만,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유연함이 더해질 때, 더 큰 포용력을 발휘합니다. 

Yehwan Song, Woldeu Waideu, 2022, website and installation, 300x350x200 cm, © Yehwan Song, Courtesy of the artist
송예환, 〈Woldeu Waideu〉, 2022. 웹사이트 및 설치, 300 x 350 x 200cm. © Yehwan Song, 제공: 작가

갤러리 주변에 추천하실 만한 단골식당이 있나요?    

청담동에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과 오랜 전통의 맛집들이 많아서 한 군데만 추천드리기가 어렵습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로는 '밍글스'입니다. 10년 전 문을 연 현대적인 한식 레스토랑으로 한국 요리의 르네상스를 상징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고, 최근에는 세계 50대 레스토랑 리스트에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좀 더 편안한 식사를 원하신다면, 24시간 영업하는 '새벽집'을 추천해 드립니다. 늦은 시간에 식사를 즐기기 좋은 곳이고, 육회와 떡국이 유명합니다. 이 외에도 오징어 볶음 맛집인 '뱃고동,' 압구정 '변강쇠 떡볶이,' 신선한 고기를 바로 구워 먹을 수 있는 '영천영화,' 서울에서 누구나 강력 추천할 '진성칼국수,' 중식으로는 '청담반점,' 그리고 스테이크와 부대찌개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금성스테이크부대찌개'가 있습니다. 

Hwang Sueyon, Black Effector, 2023. 3D print, lighter, printed paper, effect spray, glitter, 240 × 109 × 78 cm. Courtesy: the artist and G Gallery. Photo: Lee Seungheone
황수연, 〈블랙 이펙터〉, 2023. 3D 프린트, 라이터, 사진 인쇄물, 이팩트 스프레이, 글리터, 240 × 109 × 78 cm. 사진 제공: 작가 및 지갤러리. 촬영: 이승헌

갤러리 근처에 바 추천도 부탁드립니다. 

요즘 가장 핫한 바는 ‘제스트(ZEST)’인 것 같습니다. 2023년 세계 50대 바 중 18위, 아시아 50대 바 중 5위에 오르는 놀라운 기록을 달성한 곳이죠. 브랜드의 핵심 아이덴티티인 ‘환경적 지속 가능성’과 ‘제로 웨이스트’는 친환경 목재 소재로 디자인된 바 인테리어에 녹아 있습니다. 

캐주얼한 분위기의 바를 찾는다면 ‘루팡’을 추천드립니다. 강남 루팡(강남구 언주로 164길 38-2)은 온라인에서는 어떠한 정보도 찾을 수 없는 곳입니다. (구글에 검색하면 동일한 이름의 다른 바 정보만 나옵니다.) 놀랍게도 10년 넘게 운영된 바인데, 안주로는 전자레인지용 팝콘만 판매하며, 원하면 배달 음식을 주문할 수 있습니다. 주인장의 다양한 수집품으로 가득 찬 보물창고 같은 곳입니다. 특이할 점은 화장실에 변기가 두 개 나란히 설치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 독특한 구조에 대해 물어보거나, 실제로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할 용기는 없습니다.

서울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서울은 모든 것이 빠르게 움직이고 변화하는 역동적인 도시입니다. 문화와 패션 트렌드에 민감하고, 삶의 환경 역시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동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서울의 활기는 바로 이러한 활발하고 활동적인 생활양식에 기반합니다.  

그렇다면 서울의 단점은 무엇인가요?    

서울의 이런 빠른 속도감은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지나치게 치열한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또한 내포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최고를 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피로감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입니다. 

지갤러리는 2024년 9월 4일부터 7일까지 코엑스에서 개최하는 프리즈 서울포커스 아시아 섹션에 참가한다.

 

추가 정보

프리즈 서울은 2024년 9월 4일부터 7일까지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현재 프리즈 서울 티켓은 한정 수량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프리즈 멤버십 가입을 통해 아트페어에 대한 특별 액세스, 멀티데이 입장, 멤버 전용 가이드 투어 등 다양한 혜택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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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 뷰잉 룸(Frieze Viewing Room)은 아트페어 개최 일주일 전에 공개되며, 관람객들이 프리즈 서울을 온라인으로 선 관람하고 원격으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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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이미지: 황수연, 〈더 무거운〉, 2021. 모래, 본드, 구리박, 35 x 35 x 35 cm. © 황수연. 사진 제공: 작가. 촬영: 이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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