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우라 그리시(Laura Grisi): 〈The Measuring of Time〉
라우라 그리시(Laura Grisi), 〈The Measuring of Time〉, 1969. 16mm 필름에서 디지털 비디오로 전환, 흑백, 무음, 5분 45초. Laura Grisi Estate(로마) 및 P420(볼로냐) 제공
본 16mm 영상 작품에서 작가는 사막에서 모래알을 세는 형언하기 어려운 행위를 선보인다. 정확한 시작도 끝도 없는 이 무한히 반복되는 동작은 시간을 초월한 무한적인 행위를 표현한다. 작가는 본 영상의 작업 과정에 대해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 동작은 하나의 나선형 시퀀스로 촬영되어, 촬영 방식에서도 반복적인 행위성을 강조하고자 한 것입니다. 모래알을 세는 손의 클로즈업 화면에서 시작하여 점차 줌 아웃하며 동작을 수행하는 인물의 모습까지 화면에 담았습니다.”라고 설명한다. 16mm 필름 특유의 거친 흑백 화면과 회전하는 카메라의 움직임은 마치 은하계를 연상시키며, 그 중심에 작가가 위치하고 있다. 미술사학자 스테파노 무두(Stefano Mudu)는 2022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그리시의 영화 작업 방식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촬영자의 신체는 육체적인 것과 친밀한 것, 과학적인 것과 영적인 것을 번갈아 가며 에너지로 조율된 느낌을 줍니다.”
작가 소개
라우라 그리시(Laura Grisi; b. 1939, 그리스 로도스; d. 2017 이탈리아 로마)는 로마와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였던 작가다. 그녀의 작품은 항상 이탈리아 팝아트의 일부로 여겨져 왔지만, 사실 처음부터 그 범주를 넘어 다양한 국제적 예술 흐름을 신속하게 파악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복합적인 예술적 작업에 적용해 왔다. 아르테 포베라가 구현한 자연 요소의 팽팽한 객관적-신화적 사용과 관련하여 그리시는 자연을 정신적이고 기술화된 것을 작품을 통해 제시하였다. 주요 전시로 Kunsthalle Düsseldorf (뒤셀도르프, 1968); Van Abbemuseum, Eindhoven (에인트호번, 1976); Ugo Ferranti, Rome (로마, 1979); Museum of Contemporary Art in Sao Paulo (상파울루, 2018)가 있으며, 1966년, 1986년, 2002년 3차례 베니스 비엔날레를 참가하였다. 그녀의 작품은 뉴욕에 Museum of Modern Art, Brooklyn Museum, 그리고 로마에 Galleria Nazionale d’Arte Moderna e Contemporanea 등 다양한 컬렉션에 소장 되어있다.
EMAP x 프리즈 필름 서울 소개
프리즈 서울 2024에서 개최되는 제3회 프리즈 필름 서울은 이화미디어아트프레젠테이션(EMAP)과 협력하여, 9월 2일부터 6일까지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 및 온라인(frieze.com)에서 상영된다.
박주원, 발렌타인 우만스키 큐레이터가 공동기획한 올해의 프로그램 〈우주를 엮는 모든 것들, 그 양자적 관계에 대하여〉는 총 8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37명의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시간 기반 미디어 작품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