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진: <황금 신을 신을 수 있는 사람>
김우진, 〈황금 신을 신을 수 있는 사람〉, 2021, 싱글채널, 스테레오 사운드, FHD, 13분 13초. 작가 제공.
김우진은 언어를 사회적 구성물로 탐구하며, 특히 소멸 위기에 처한 아시아 언어들의 현실을 조명한다. 〈황금 신을 신을 수 있는 사람〉은 사라져가는 아이누어와 복원 노력을 다룬 작품이다. 거의 사라진, 유령이 된 언어인 아이누어 사용자에게 유령이 되어가고 있는 제주어를 조사하던 화자가 보낸 대답 없는 짧은 7개의 이메일을 통해 사라진 아이누어와 사라지고 있는 제주어, 그리고 유사한 상황에 처한 아시아의 언어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의 구조는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 500개 이상의 버전으로 변형되어 존재하는 신데렐라 형 설화를 차용한다. 이는 황금 구두에 맞춰 스스로의 신체를 훼손하는 신데렐라 설화에 빗대어, 보이지 않는 사회적 경계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특정 언어를 체득하도록 강제하는 상황을 이야기한다.
작가 소개
김우진(b, 1976, 서울 기반)은 특정 사회를 바라보는 관찰자로서 개인에게 드러나지 않거나, 은밀한 방식으로 작동하여 인식할 수 없도록 개인을 구조화하는 장치를 찾아내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현재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사라지는 언어들에 대한 이야기를 수집하고 이를 비선형적, 탈경계적, 사회, 역사적 맥락 안에서 교차하여 풀어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작가의 주요작품으로는 <완벽한 합창>,<한국어 받아쓰기 시험_다음을 듣고 따라쓰세요>(대안공간 루프, 2019),<유령과 바다 그리고 뫼비우스>(김홍도미술관, 2022), <그리고 나는 짧은 연극을 만들기로 결심했다_파트 A>(도쿄아트앤스페이스 혼고, 2024)를 발표했다.
EMAP x 프리즈 필름 서울 소개
프리즈 서울 2024에서 개최되는 제3회 프리즈 필름 서울은 이화미디어아트프레젠테이션(EMAP)과 협력하여, 9월 2일부터 6일까지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 및 온라인(frieze.com)에서 상영된다.
박주원, 발렌타인 우만스키 큐레이터가 공동기획한 올해의 프로그램 〈우주를 엮는 모든 것들, 그 양자적 관계에 대하여〉는 총 8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37명의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시간 기반 미디어 작품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