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영: 〈딜리버리 댄서의 구〉
김아영, 〈딜리버리 댄서의 구〉, 2022, 단채널 영상, 스테레오 사운드, FHD, 컬러, 25분. ⓒ 작가 제공
본 작품에서는 ‘댄스마스터’라는 알고리즘에 기반하여 구축된 배달 플랫폼 ‘딜리버리 댄서’ 소속의 여성 배달 라이더 에른스트 모(Ernest Mo)가 등장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의 경험에서 출발한 〈딜리버리 댄서의 구〉는 긱 이코노미와 플랫폼 노동, 현실 위에 모바일 스크린의 형태로 포개어진 위상학적 미로, 가능세계 이론, (현실의 문제이기도 한) 배달 라이더들의 극단적 각성상태, 신체와 시간에 대한 끊임없는 최적화를 요구하는 가속주의적 촉구 등을 핵심 주제로 담고 있다. 또한, 이야기는 에른스트 모가 자기 자신과 완벽하게 동일해 보이는 상대역 개체인 엔 스톰(En Storm)를 만나게 되며 전개하는데, 이는 인공지능 시대 속 변화하는 인간과 기술 간의 상호작용을 반영한다. 비가시적 노동의 가속화를 몸소 체화하고 있는 작품 속 배달 라이더를 통해 볼 수 있는 현실은 기술의 최적화 알고리즘에 따른 노동하는 인간 몸의 근본적인 최적화이기도 하며, 이러한 모든 변화와 과정은 비대면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드러나지 않는 기술 사회의 이면에 자리잡고 있다.
작가 소개
김아영(b. 1979; 대한민국 서울 기반)은 역사, 시대, 지정학과 같은 불가항력에 저항하거나 그로부터 빗나가고 이탈하는 존재와 사건들에 대해 작업해 오고 있다. 이들의 중간적이거나 모호한 상태에 늘 관심을 가지며 합성적 이야기로 현실을 재구축해 왔다. 생명정치와 국경 통제, 광물의 기억과 가상 메모리, 고대의 기원과 임박한 미래를 연결하며 광범위한 사변의 결과물들을 합성한다. 지정학, 신화의 파편, 테크놀로지의 밝고 어두운 파급, 미래적 도상을 종횡하여 혼합하고, 사변적 시간을 소급하여 현재 속으로 침투시킨다. 이는 영상, 무빙 이미지, 소닉 픽션, VR, 게임 시뮬레이션, 다이어그램, 텍스트 등으로 구현된 후 전시, 퍼포먼스, 출판의 형태로 노출되어 왔다. 김아영은 MoMA (뉴욕, 2024); M+(홍콩, 2024); Sharjah Biennial 15 (2023); Ars Electronica(린츠, 2023) 등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오스트리아의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뉴 애니메이션 아트 부문 골든 니카상 (2023), 일본의 제37회 “이미지 포럼 페스티벌” 테라야마 슈지상 (2023),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원작가 (2019) 등을 수상했다.
EMAP x 프리즈 필름 서울 소개
프리즈 서울 2024에서 개최되는 제3회 프리즈 필름 서울은 이화미디어아트프레젠테이션(EMAP)과 협력하여, 9월 2일부터 6일까지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 및 온라인(frieze.com)에서 상영된다.
박주원, 발렌타인 우만스키 큐레이터가 공동기획한 올해의 프로그램 〈우주를 엮는 모든 것들, 그 양자적 관계에 대하여〉는 총 8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37명의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시간 기반 미디어 작품을 선보인다.